조정우

조정우 작가는 한국 석조각 분야에서 평생을 ‘돌쟁이’라는 별명과 함께 묵묵히 작업해 온 조각가다. 그는 돌이라는 물질과 깊이 교감하며 깎고 다듬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예술철학을 실천해 왔다.대표작 중 하나인 ‘돌다(돌다리·돌길)’ 시리즈는 돌을 파내고 깎아낸 형태를 통해 자연과 시간, 그리고 인간의 존재를 함께 담아낸 작품이다. 조 작가는 돌을 쌓거나 빚는 대신, “돌을 파고 깎아내는 작업은 소거가 아니라 채우기 위한 과정이다”라고 말하며, 돌이 지닌 고유한 성질을 존중하는 태도를 드러낸다. 또한 “나는 이 우주의 모든 돌들에게 경애를 표한다”는 말로 자신의 작업관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최근 개인전 ‘나를 닮은 우리 엄마(My mom who looks like me)’에서는 돌다완과 평면 작품 등을 선보이며 재료, 기억, 의미에 대한 탐구를 이어갔다. 이 밖에도 여러 전시와 기증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돌조각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조정우에게 돌과의 대화는 단순한 물질적 행위가 아니다. 그는 이를 버리고 비우는 과정을 통해 가벼움을 찾아가는 일, 시간을 견디며 정제해 가는 여정이라고 말한다. 그의 작업은 기술을 넘어, 무게 속에서 빛을 발견해 가는 조형적 사유의 실천이다.